2024 서울퀴어퍼레이드 모두의 결혼 이호림 활동가 무대 발언

2024-06-05
모두의 결혼 이호림 활동가 무대 발언

2024 서울퀴어문화축제 발언문

이호림 (모두의결혼)

2024년 서울퀴어문화축제 참여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한국의 동성혼 법제화를 앞당기기 위한 캠페인 조직 “모두의결혼, 사랑이 이길 때까지”에서 활동하는 이호림입니다.

무엇보다 먼저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연대를 보내며, 지금 벌어지고 있는 집단학살을 멈출 힘과 책임이 있는 이들의 팔레스타인 평화를 위한 즉각적인 행동을 촉구합니다.
First and foremost, here I am standing in solidarity with the people of Palestine and call for immediate action for peace in Palestine from those who have the power and responsibility to stop the ongoing genocide.

올해는 동성부부의 혼인신고를 거부하는 행정 처분에 불복하는 한국 최초의 혼인평등소송이 제기된지 10년이 되는 해입니다. 여전히 우리는 이 당연한 평등권을 위해 싸우고 있지만, 그동안 함께 많은 디딤돌을 만들어 오기도 했습니다. 작년 2월, 서울고등법원은 최초로 동성 부부의 법적 권리를 인정하며, 공적 영역에서 성적지향에 기반한 차별은 더이상 설 자리가 없으며 남아있는 차별들도 곧 폐지될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작년 5월, 헌정 사상 최초로 동성혼 법제화를 위한 혼인평등법이 국회에 발의되었습니다. 일반 시민들의 동성혼 법제화에 대한 지지는 지난 10여년 간 꾸준히 상승해 40%를 돌파했습니다.

모두 우리가 함께 만든 변화입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꾸린 가족 관계를 동등하게 인정받기 위해, 2등 시민의 위치를 거부하고 평등을 쟁취하기 위해, 말하고 행동하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변화의 길을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는 무수히 오랜 시간동안 지금은 때가 아니라는 말을 들어왔습니다. 지금도 누군가는 대통령이 누구라서, 국회가 어떤 상황이라서,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 선동이 여전해서 아직은 그 때가 아니라고 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평등을 실현할 가장 좋은 때는 언제나 바로 지금입니다. 그리고 그 때를 만드는 힘은 권력도, 정치인도 아닌 바로 우리들에게서 나옵니다. 우리를 주저하게 만들고, 비관하게 만드는 목소리에 지지 말고 앞으로 나아갑시다. 우리의 힘으로 나중을 말하는 자들을 침묵시키고 지금 여기에서 평등을 실현합시다.

우리는 어제 임기를 시작한 새 국회가 혼인평등법을 다시 발의하고, 논의하고, 통과시키게 만들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올해 10년 만에 혼인평등소송을 다시 시작합니다. 평등한 시민권을 위한 이 여정을 더 크고 시끄럽고 넓게 만들어갑시다! 우리가 정부를 국회를 법원을 바꿔나갈 것입니다. 지금까지 함께 만들어 온 변화를 기억하고, 앞으로 다가올 변화에 대한 희망을 믿으며 한국에서 사랑이 차별과 배제를 이기는 날까지 함께 나아갑시다.

모두의 결혼 이호림 활동가 무대 발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