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사랑이 이겼다!” – 대법원 전원합의체로 동성 배우자의 건강보험 피부양자 지위 인정
2024-07-18후속 보도자료
수신 | 각 언론사 사회부·법조부 |
발신 | 모두의결혼 |
제목 | [보도자료] “사랑이 이겼다!” – 대법원 전원합의체로 동성 배우자의 건강보험 피부양자 지위 인정 |
전송일자 | 2024. 7. 18. (목). |
문의 | 이호림 (marriageforall.kr@gmail.com) |
분량 | 총 16매 |
귀 언론사의 발전을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2024년 7월 18일 오후 2시 대법원은 동성 부부인 김용민·소성욱씨가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의 지위를 박탈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보험료부과처분 취소의 소에 대해 피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상고를 기각하며, 대법원 전원합의체 결정으로 원심을 확정했습니다.
대법원은 대법관 13인의 만장일치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사전통지 없이 원고 소성욱에게 건강보험료를 소급해서 부과한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나아가 9인의 다수의견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사실상 혼인관계 있는 사람 집단과 달리 동성 동반자 집단에 대해서는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두 집단을 달리 취급하고 있고, 이러한 취급은 합리적 이유 없이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는 사람과 차별하는 것으로 헌법상 평등원칙을 위반하여 위법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결론적으로 대법원은 피고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고의 승소를 확정하였습니다.
대법원의 이번 판단, 특히 실체적 하자를 인정함에 있어 동성동반자를 직장가입자와 동성이라는 이유만으로 피부양자에서 배제하는 것은 경제적인 불이익을 넘어 함께 생활하고 부양하는 두 사람의 관계를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인간의 존엄, 행복추구권, 사생활의 자유, 평둥권을 침해하는 차별행위라고 판단했습니다. 이번 사건은 국민건강보험제도의 취지와 목적을 고려하여 이루어진 것이지만 동성동반자가 서로 돌보고 생계를 유지하며 함께 생활하면서 받는 불이익은 비단 건강보험만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대법원의 이번 판시는 연금, 주택, 의료 등 생활의 전반에서 동성동반자가 겪는 차별을 해소할 국가의 책무를 환기한다 할 것입니다.
이 원고인 소성욱씨와 그의 배우자인 김용민씨는 “ 3년 반이 넘는 지난 시간동안, 서로가 가족이고 배우자라는 것을 계속 증명받고 건보공단 측의 불인정을 계속 마주해야 했던 현실 속에서 또 다시 사랑이 이긴 것을 기뻐하고 함께 축하한다. 부부로서, 가족으로서 가질 수 있는 수많은 것들 중 하나를 얻어낸 지금, 이 다음은 평등하게 혼인제도를 이용하며 배우자로서의 모든 권리를 가지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하였습니다.
본 사건 대리인단인 장서연 변호사는 “대법원 판결이 특히 피부양자에서 배제되는 것이 단지 경제적인 불이익만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 침해로서 중대한 차별행위라는 점을 확인한 점이 의미가 있다. 다른 사회보장제도의 경우 법률에 사실혼 배우자가 명시되어 있다는 점에서 건강보험과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동성동반자가 이성동반자와 동일하게 생계, 부양 관계에 있고 이를 배제하는 것은 성적지향을 이유로 한 차별이라는 판시는 다른 제도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본 판결을 함께 지켜본 시민사회 활동가들도 축하의 메시지를 전했다. 장예정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은 “누군가에게는 그저 주어지는 일, 애써 얻어내지 않아도 되는 일들이 어떤 이들에게는 무려 4년을 넘게 다퉈야 어렵게 얻을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 너무 이상하지 않는가. 이제는 동성혼 법제화로 우리 사회가 더 단단한 권리보장에 나서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레나 한국여성노동자회 활동가는 “이 판결이 동성부부들이 한국사회에서, 제도적으로 차별 받아온 역사를 바꿀 수 있는 첫 단추라고 평가하면서, 현존하는 다양한 가족의 법적 인정이 필요하고 동성부부를 포함하여 그동안 차별받고 배제당했던 다양한 가족들이 세상에 드러나고 인정 받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모두의 결혼 입장
모두의결혼은 이번 대법원 전원합의체 결정은 한국 대법원이 최초로 동성 배우자에게 건강보험 피부양자라는 법적 지위를 인정한 판결을 확정시켰다는 점에서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다른 동성 커플들에게도 희망을 주는 판결이자, 성소수자의 제도적 평등과 혼인평등을 향한 여정의 큰 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부부로서의 법적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는 동성부부들은 이 외에도 다양한 차별들을 경험하며 살아갑니다. 동성부부들이 이번 사건 처럼 가족으로서의 권리를 하나씩 얻어내기 위해서 수 년 간의 지난한 소송을 해야 하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합니다. 우리는 근본적으로 동성부부들이 이성부부들과 마찬가지로 법적으로 결혼을 하고 배우자로서의 권리를 온전히 누릴 수 있도록, 성소수자들이 평등한 시민권을 누릴 수 있도록 이를 가로막는 모든 제도적 차별을 없애기 위해 더 큰 혼인평등 운동을 해나갈 것입니다. 혼인평등운동에 대한 귀 언론사의 지속적인 관심과 보도를 부탁드립니다.
아래 기자회견 발언문과 사진을 첨부하오니 귀 언론사의 많은 관심과 보도를 부탁드립니다.
원고부부 김용민·소성욱
소성욱: 김용민의 남편, 소성욱입니다. 작년 초 항소심 승소 이후, 사랑이 또다시 이길 것이라 이야기 나누었던 것처럼, 오늘, 사랑이 또 이겼습니다. 이 승리의 기쁨으로 모두에게 감사와 박수, 그리고 인사를 드립니다. 소송이 진행된 3년 반이 넘는 지난 시간동안, 저와 저의 남편이 서로의 가족이고 배우자라는 것을 지난하고도 끊임없이 그 증명을 요구받아왔고 건보공단 측의 불인정을 계속 마주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서로를 돌보며 서로에게 헌신하고 의지하는 저와 제 남편의 관계가 공적으로 인정되는 결과를 오늘 여러분과 공유하고 있습니다. 부부로서, 가족으로서 가질 수 있는 수많은 것들 중 하나를 얻어낸 지금, 이 다음은 평등하게 혼인제도를 이용하며 배우자로서의 모든 권리를 가지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충분히 기뻐하고, 기쁨의 눈물과 미소를 나누고, 환호와 박수를 서로에게 건네면 좋겠습니다. 한국사회는 보다 더 평등에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곳 우리 사회에서 계속 함께 꿈을 꾸고, 그 꿈을 현실로 함께 만들어내자고 제안드립니다. 오늘의 승리를 혼인평등으로 이어가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김용민: 안녕하세요. 소성욱의 남편 김용민입니다. 처음 제 남편 성욱이가 저의 피부양자로 등록이 되었을 때, 건보공단 홈페이지에 성욱이가 저의 가족으로, 배우자로 등록이 되었을 때를 다시 떠올려봅니다. 뛸 듯이 기뻤습니다. 우리 둘의 관계가 처음으로, 공적으로 인정되었다는 사실에 마냥 행복했습니다. 신이나 홈페이지 화면을 캡쳐해 주변 지인들에게 뿌리며 자랑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그로부터 4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 사이 저희는 두 번이나 이사를 하고 수많은 일상을 공유하며 새로운 추억들을 쌓아갔습니다.
그리고 오늘, 긴 기다림 끝에 저희는 다시 한 번 기쁨의 순간을 맞이했습니다. 오늘하루만큼은 아무 생각 없이 그저 이 기쁨을 만끽하고 싶습니다. 우리의 사랑이 이겼습니다.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의 축배라는 노래 가사를 인용하여 외쳐봅니다. 축배를 듭시다, 오늘을 위해서, 내일을 향해서, 그리고 우리의 사랑을 위해서, 함께 축배를 듭시다! 감사합니다.
장서연 변호사 (대리인단)
- 이성 사실혼 부부와 동성 부부, 두 집단 사이에 본질적인 동일성 존재
- 원고 부부는 ‘동성’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이성 사실혼 관계에 있는 사람들과 동일한 관계에 있음. 혼인의 의사와 유사한 합의로서 동거,부양,협조 의무에 대한 상호 의사의 합치가 있고, 혼인의 실질과 유사한 정서적, 경제적 생활공동체로서의 실체가 있음. 피부양자 요건으로서 직장가입자에게 생계를 의존하고, 소득 및 재산 요건, 부양요건을 충족하고 있음.
- 국민건강보험은 국민의 건강을 보장하는 사회보험으로, 소득이나 재산 없이 피보험자에 의해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을 피부양자로 인정하여 건강보험의 수급권을 인정해야 할 필요성이 있음.
- 피부양자 제도의 의미 및 목적에 비추어, “직장가입자와 혼인의 실질에 대응하는 합의 하에 혼인의 실질에 대응하는 밀접한 정서적, 경제적 생활공동체 관계에 있고, 직장가입자에게 주로 생계를 의지하고 있으며, 소득 및 재산이 요건을 충족”하면,
- 이성 사실혼 배우자 집단과 동성결합 상대방 집단은, 성적 지향에 따라 선택한 생활공동체의 상대방이 이성인지 동성인지만 달리할 뿐, 본질적으로 동일한 집단으로 보아야 함.
- 본질적으로 동일한 집단을 달리 취급하는 것은 평등 원칙 위반
- 그렇다면, 피고 공단이 동성 관계인 동성부부 집단에 대해서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성적 지향을 이유로 본질적으로 동일한 집단에 대하여 차별대우를 하는 것임.
- 본질적으로 동일한 두 집단에 대하여, 차별 취급해야 할 합리적 이유가 없음. 성적 지향을 이유로 그 차별이 정당화될 수 있는지 살펴보면, 성적 지향을 이유로 한 기존의 차별들은 국제사회에서 점차 사라져가고, 국가인권위원회법 상 성적지향을 이유로 한 차별을 전형적인 평등권 침해 차별행위로 보고 있음. 사회보장제도를 포함한 공법적 관계를 규율하는 영역에서 성적 지향을 이유로 한 차별은 용납될 수 없음.
- 동성부부에게도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 인정해야 함
- 국민건강보험 피부양자 제도 운영은 직장가입자에게 생계를 의지하는 사람에게도 건강보험을 적용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라는 점, 시대상황의 변화에 따라 사회보장 차원에서 보호의 대상이 되어야 할 생활공동체 개념이 확대되고 있는 점을 고려.
- 이성 사실혼 관계와 본질적으로 동일한 동성부부에게도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해야 함.
- 한국사회에서 갖는 의미
오늘 대법원 판결은, 한국에서 살아가고 있는 수 많은 동성부부들과 성소수자들에게 큰 희망을 주는 판결임. 한국의 최고 법원인 대법원이 동성 관계에 있는 동성커플의 법적 지위에 대하여 인정한 최초의 판결이라는 의미에서 향후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임.
그동안 동성부부들은 제도적 부재로 인하여, 어떠한 권리와 의무도 가지지 못하였음.
대법원은 동성커플 역시 혼인의 의사 합치와 정서적 경제적 생활공동체로서의 실체가 있다면, 성적지향만 다를 뿐 이성부부와 마찬가지로 본질적으로 동일한 집단임을 명확히 밝힘. 그리고 성적지향을 이유로 두 집단을 차별하는 것은 합리적 이유가 없으며, 평등원칙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판결.
당해 사건은 건강보험 피부양자 제도에 관한 것이지만, 사실혼의 기준으로 보면 이성 부부와 동성 부부가 본질적으로 동일하다고 인정하였다는 점에서, 동성 관계를 배제하고 있는 다른 제도들 역시 그 차별을 정당화할 수 있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고 할 수 있음.
원고 부부는 대법원 판결을 받기까지 4년이 걸렸음. 개인 당사자들이 지난한 소송을 통하여 권리를 하나씩 획득해야 하는 상황은 결코 정의로운 상태라고 할 수 없음. 오늘 대법원 판결의 취지를 살려서, 이제는 정부와 국회가 나서서 동성커플들 앞에 있는 제도적 차별들을 모두 철폐할 것을 촉구함. 이미 전세계적으로 39개국, 아시아에서 대만, 네팔, 태국 등이 동성혼을 제도화하였음. 이제 한국도 공사법 모든 영역에서 성적지향, 성별정체성을 이유로 한 차별을 없애고, 동성부부들도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고, 가족을 구성할 권리를 제도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람. 대한민국 헌법에서 정의하고 있는 평등의 정신을 환기시키는 이번 대법원 판결을 환영함.
연대발언 1) 장예정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
준비한 2가지 발언문 중 이걸 읽을 수 있어서 기쁘네요.
2023년 2월 21일. 분노와 슬픔, 규탄 일색인 활동가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습니다. 동료들이 그렇게 환하게 웃는 모습을 기자회견 현장에서 보는 일이 얼마나 있을까요. 2023년,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여러 영역에서 애쓰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도 2월21일은 잊을 수 없는 날이었습니다. “성적지향을 이유로 한 차별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고 할 것이다, 소수자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고 이는 인권 최후의 보루인 법원이 해야할 일이다.” 라는 판결문의 구절들이 주는 울림을 오늘 이 날까지도 기억합니다. 이뿐 아니라 고등법원은 이성커플과 동성커플을 다르게 대우하는 것이 왜 차별인지 명료하게 밝혔습니다.
그렇기에 두 가지 발언문을 준비하면서도 이걸 일게 될 것이라는 어떤 확신의 마음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오늘 대법원은 이 절차적하자와 실체적 하자를 모두 인정하였습니다. 특히 헌법상 평등원칙 위반을 인정하고 성적지향에 대한 차별을 확인하였습니다.
이 사회의 동성부부에 대한 명징한 차별을 확인하였고 그 부과처분을 취소하여 차별을 구제하였습니다.
당사자들의 인터뷰에서 이런 말이 있었습니다. “만일 이 소송에서 승소한다해도 이건 법률혼인으로 자연스럽게 주어지는 천여개의 권리 중 단하나일뿐입니다.”
이미 동성부부는 이 사회에 시민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들은 학교에 다니고 일터에서 노동을 하고 세금을 내고 사랑도 합니다. 성소수자가 아닌 시민의 삶과 한치도 다르지 않습니다. 그저 법과 제도가 그들을 모른척한다는 것만이 다를 뿐입니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주어지는 일, 애써 얻어내지 않아도 되는 일들이 어떤 이들에게는 무려 4년을 넘게 다퉈야 어렵게 얻을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 너무 이상하지 않습니까.
이제는 동성혼 법제화로 우리 사회가 더 단단한 권리보장에 나서야합니다. 차별금지법 제정되면 결국은 동성결혼 합법화 된다는 얘기 질리도록 많이 들어왔는데요. 이제 정말 어떤 법안이 국회의 문을 먼저 넘을 것인지 기분 좋은 레이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된 것 같네요.
소성욱, 김용민. 소송에 나서며 마음고생이 많았던 두 사람의 용기로 오늘의 이 역사적인 판결이 세상에 선언될 수 있었습니다. 함께 애써온 변호인분들과 성소수자 운동 동료 여러분, 당신들의 노고가 있었기에 우리는 또 이렇게 크게 전진합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온마음으로 축하합니다. 앞으로도 차별없는 평등세상을 향한 전진에 함께 하겠습니다. 투쟁.
연대발언 2) 레나 (한국여성노동자회 활동가)
사랑이 이겼습니다. 오늘, 대법원에서 낸 판결은 한국사회를 살아가는 동성부부들에게 희망의 불씨를 지핀 판결이나 다름없습니다. 오늘 나온 판결이 긴 싸움을 벌인 동지들을 비롯해 수많은 동성커플들이 제도안에서 안온한 삶을 살아가는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예상합니다.
왜냐하면, 동성부부들이 한국사회에서, 제도적으로 차별 받아온 역사를 바꿀 수 있는 첫 단추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사회의 수많은 복지제도는 이성애 정상가족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사실혼의 여부는 이성애간에서만 허용된다하고, 동성간의 결합과 이성간의 결합을 본질적으로 같다고 바라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원고들이 청구했던 1심 판결이 기각된 이유도 이를 근거로 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의 확정 판결은 이성애 정상가족을 근거로 짜여져있는 한국사회의 제도가 이미 그 시효를 다했다고 인정한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한국의 모든 사회보장 제도는 가족제도를 기반으로 합니다. 소위 이성애 정상가족 단위로 짜여진 제도 아래서 법적 가족의 인정을 획득하지 못한 이들은 거대한 사각지대를 형성하게 됩니다. 그 어떤 우산도 없이 호우 경보 한 가운데 내팽개쳐진 것입니다. 한국여성노동자회는 모든 사회보장 제도가 가족단위가 아닌 개인 단위로 짜여져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래야만 국가가 가족에게 떠넘기는 1차적 책임을 되가져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현존하는 다양한 가족의 법적 인정이 필요합니다. 동성부부의 인정도 다양한 가족 중 하나의 형태입니다. 그동안 차별받고 배제당했던 다양한 가족들이 세상에 드러나고 인정 받아가면 역설적으로 모든 국가제도는 가족이 아닌 개인 기반으로 재편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사회 사회보장제도에서 성적지향을 근거로 한 차별이 더는 일어나선 안 된다는 중요한 판결을 우리는 오늘 획득 해냈습니다. 삶을 살아가는데에 있어서 필요한 권리들이 수반되어야 삶은 보다 안전하게 지속 가능해집니다. 개인들이 돌파구를 찾고 모색하는 삶이 아닌, 법적으로 권리가 보장되어 서로 꽉 묶여 단단히 얽혀있는 삶을 우리 모두 살아내고 싶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욕망을 가질 이유가 충분합니다. 이 판결을 기점으로, 우리 사회에 동성부부들이 개개별의 권리를 획득해내는 것이 아닌, 평등하게 권리를 가질 수 있도록 한국사회가 응답하고, 움직일 차례입니다.
(문서의 끝)